<사진 1> 이 약국은 6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다. 하지만 아무나 쉬고 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을 만들고자 환자들의 대기공간에 그래픽으로 처리한 나무와 유리로 된 풀빛벽면을 꾸몄다. 작은 공간이라고 해서 모든 벽면을 약장으로 채워서 약을 많이 진열하는 것 보다 이런 공간을 만들 수 있다면 약 하나 더 진열한 것 이상의 효과를 잠재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름다운 얼굴은 추천장이고 아름다운 마음은 신용장이다"
사람을 평가하는 데 있어 외모나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약국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복약지도를 잘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방문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약국 인테리어는 사람의 얼굴에 해당한다. 고객의 방문을 유도한 후 정성스런 복약지도와 서비스로 신용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분업 이후 약국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고객을 방문을 유도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찾고 싶은 약국'을 만드는 것은 약국을 경영하는 모든 약사들의 희망사항인 것이다.
대중적인 컨셉의 '나무 디자인' 자회사 설립
그저 병의원의 근처에 위치해 처방전을 들고 찾아오는 손님에게 기계적으로 처방과 복약지도를 반복하기보다는 약사를 믿고 오랫동안 찾아오는 단골고객과 그 가족들의 건강상태를 꾸준히 체크하고 진정으로 동네 건강센터의 역할을 한다면 약사로서의 보람이 더욱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약국과 약사를 믿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위해 보다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약국가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인테리어 업체가 있다.
'숨 디자인'은 구태의연한 기존 인테리어와는 차별화 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며 우리 주변의 약국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더구나 이처럼 약국들을 변화시키는 전문 실내 디자이너가 약사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호감을 끌고 있다.
유럽풍의 약국상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숨 디자인의 인테리어를 들여다봤다.
<사진 2> 약국 이미지를 만드는 데 약만을 내세우거나 약과 관련된 디자인만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이미지나 웰빙에 관련된 편안한 분위기 연출 등을 도입한다면 약국이 약만을 파는 장소가 아닌 건강과 생활이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3> 고객이 약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접근하게 되며 시선을 주는 곳이 판매대이다. 특히 천편일률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약국의 포인트컬러나 컨셉에 맞추어 디자인된 경우이다. 이미지와 컨셉을 가진 판매대는 고객들에게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약국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것이다.
<사진 4> 약국의 판매대는 다른 업종의 판매대보다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일반적인 약국형태가 판매대를 기준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약국 나름대로의 여건과 필요에 맞춰 기능성을 살리면서 개성과 디자인을 가미한 다양한 재질과 모양의 판매대를 만든다면 약국 내부의 분위기도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 5> 의약분업 이후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규모도 대형화시킨 드럭스토어형 약국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형약국은 공간처리가 미숙해 비어있거나 혹은 복잡해 보이는 느낌을 연출하기 다반사다. 단순한 제품의 진열이 아니라 고객에게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새롭게 변화되는 인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숨'디자인(02-257-5536)
<인터뷰> 숨 디자인 김미혜 약사
인테리어업체 숨디자인의 김미혜 실장은 이제 약국가에서 나름대로 인지도를 얻은 인기 약사다.
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디자이너로서 활약한다는 점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기존 약국인테리어의 개념을 뛰어넘은 수려한 실내 디자이너로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 김 실장은 자회사인 나무디자인을 설립해 보다 대중적인 컨셉으로 약국가의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무래도 약사라는 이력이 약국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인 것 같다. 또 전문 디자이너로서 기존 약국과 다른 이미지의 인테리어를 강조하는 점이 약국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약사들에게 어필하는 듯 하다.
△디자이너라면 약사로서는 특이한 이력인데.
85학번으로 중대 약대를 졸업했다. 약대 시절에는 그냥 무난한 학생이었다. 단지 어릴때부터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꾸준히 공부를 해 왔으며 미대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유학을 가게 됐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대 대학원을 준비하던 중 의상을 공부하는 친구가 프랑스로 공부하러 가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준비를 거쳐 대학원의 꿈을 접고 유학을 결심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ecoleC.T.E.Decoration Interior'라는 디자인 전문학교에서 4년간 실내장식을 공부했다.
△약사로서의 경험이 인테리어에도 반영이 되는가.
그렇다. 실제 관리약사로도 근무를 해봤고 병원에서도 일해봤다. 특히 분당에서는 잠시 개국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사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지 1년 만에 약국을 접게 됐다. 그래도 당시 경험이 지금도 약국 인테리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별히 추구하는 이미지는 어떤 것인가.
일단 평범하지 않은 약국을 만들고 싶다. 또 약국마다 각각의 컨셉을 가진 테마 있는 약국을 항상 연구하고 있다. 물론 약국의 특수한 기능을 염두에 두지만 아무래도 디자인에 상당부분을 할애하는 편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프랑스에 있는 약국들처럼 깨끗하고 신뢰받는 이미지를 가진 약국을 보다 많이 디자인하고 싶다.
△약국에서 인테리어의 비중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아직 약국 인테리어가 매출의 어느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단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약 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다. 더구나 우리나라 약국가도 분업 이후 인테리어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점차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여타 업종들처럼 실내장식이 경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
△왜 인테리어가 약국에서 중요한가.
우리나라도 사회적·문화적인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단순히 약국의 기능만 보고 약국을 방문해 구매를 하는 비중은 차츰 낮아지고 있다. 즉 약국 인테리어도 고객유치와 구매욕구를 자극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더구나 약국은 약사가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일하는 직장이다. 보다 안락하고 깨끗한 환경은 약사 스스로의 건강과 생활리듬을 찾아 줄 것이다.
△약국 인테리어를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국내 약국가는 인테리어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투자에 대해서는 인색한 편이다. 더구나 숨 디자인은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많은 약사들이 가격적인 면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다 대중적인 컨셉의 '나무디자인'을 설립한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 아무래도 숨 디자인의 인테리어는 전문 디자이너에 의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컨셉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적으로 여타 업체에 비해 약사들이 곤란해하고 있다.
이같은 약사들의 어려움을 감안, 최근 대중적인 컨셉의 '나무디자인'을 새롭게 설립했다.
물론 대중적이라고 해서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숨 디자인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경쟁력을 강화시키면서 약사들의 접근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우리나라 약국들도 유럽의 약국들처럼 '일할 맛'나는 곳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우리 주변의 약국들을 유럽의 선진약국들처럼 세련되고 신뢰가 가는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데 작으나마 보탬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항상 뿌듯하다.
* labas09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10-25 23:29)